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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로운 의학 이야기

마자인환(麻子仁丸), 기능성 변비(FC) 치료 가능성 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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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hong LLD, Cheng CW, Kun W, Dai L, Hu DD, Ning ZW, Xiao HT, Lin CY, Zhao L, Huang T, Tian K, Chan KH, Lam TW, Chen XR, Wong CT, Li M, Lu AP, Wu JCY, Bian ZX. Efficacy of MaZiRenWan, a Chinese Herbal Medicine, in Patients With Functional Constipation in a Randomized Controlled Trial. Clin Gastroenterol Hepatol. 2019;17(7):1303-10. doi: 10.1016/j.cgh.2018.04.005.

변비는 전 인구의 5~20%에서 나타날 정도로 매우 흔한 증상이나, 진단과 치료를 위해서는 소화기계 전반에 대한 이해뿐 아니라 증상을 유발할 수 있는 많은 질환에 대한 이해를 필요로 하고, 그에 따라 치료 역시 달라지는 복잡한 증상이기도 합니다.

가장 큰 범주에서 생리적·물리적 원인이 명확한 기질성 변비와 기질적 문제가 명확하지 않으나 신체 기능에 문제가 발생한 경우의 기능성 변비로 나누어볼 수 있습니다. 갑상선 기능 저하증이나 당뇨 등에 의해 증상이 발생하기도 하며, 일부 약제를 복용하는 경우 부작용으로 변비가 발생하기도 합니다.

기질적인 문제가 발견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증상은 발현되는 '기능성 변비(FC, Functional Constipation)'는, 임상 현장에서 개정 Rome-IV 진단 기준1을 근거로 진단됩니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참고 : Rome-III 진단 기준)

※ 진단 시점보다 최소 6개월 이전부터 시작된 증상이 지난 3개월 동안 지속되어야 한다.
1. 아래 6가지 항목 중 2가지 이상을 만족한다.
   a. 배변 시 과도하게 힘을 주는 경우가 전체 배변의 25% 이상에서 나타난다.
   b. 딱딱하고 덩어리진 변을 보는 경우가 전체 배변의 25% 이상에서 나타난다.
   c. 대변의 불완전 배출이 있다고 느끼는 경우가 전체 배변의 25% 이상에서 나타난다.
   d. 항문 또는 직장의 폐쇄감을 느끼는 경우가 전체 배변의 25% 이상에서 나타난다.
   e. 용이한 배변을 위해 수조작(Manual Maneuvers)이 필요한 경우가 전체 배변의 25% 이상에서 나타난다.
   f. 배변 횟수가 1주일에 3회 미만이다.
2. 묽은 변은 거의 없다.
3. 과민성 장증후군의 진단 기준은 충족되지 않는다.

 

마자인환(麻子仁丸, 異名 비약환(脾約丸))은 아시아에서 대변비결(大便秘結)이라 불려온 변비 증상에 대한 치료제로 2000년 이상 활용되어온 처방입니다. 대황(大黃), 마자인(麻子仁), 지실(枳實), 행인(杏仁), 후박(厚朴), 백작(白芍)으로 구성되며, 최근에는 다양한 기전(파킨슨병 등)에 의해 발생한 변비 증상에 대한 사용 외에 양약 사하제(瀉下劑)와의 병용 등 다양한 방면에서 연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전에 이루어진 네트워크 약리학 연구 결과, 마자인환의 주요 활성 성분은 emodin, amygdalin, albiflorin, honokiol, naringin 등이며, 이들 성분이 acetylcholine-, estrogen-, prostaglandin-, cannabinoid- 및 purine 신호 전달 경로에 작용하여 대장 운동성을 강화할 것으로 예측되었습니다.2

연구 설계 및 결과

연구진은 2013년 6월부터 2015년 8월까지 홍콩의 8개 의료기관에서 Rome III 진단 기준을 통해 기능성 변비로 진단된 291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이중맹검·이중위약 RCT를 진행하였습니다. 모집된 피실험자는 2주 간의 준비(Run-in) 기간을 가진 후 마자인환군(7.5g BID), 센나군(15mg qD), 플라시보군으로 분류되었고 총 8주 간 처치가 이루어졌습니다. 임상시험 등록 시, 처치 시작 시, 4주 후, 8주 후, 16주 후 시점에서 증상에 대한 평가(총 5회) 이루어졌으며 대변의 형태와 빈도, 잔변감 등을 확인하였습니다.

우선 평가 척도(Primary Outcome)로 활용된 것은 완전 관해(Complete Response) 비율이었고, 완전 관해는 '주당 1회 이상의 CSBM(Complete Spontaneous Bowel Movement) 증가'로 정의하였습니다. 부차적으로는 대장 통과 시간의 변화 및 처치 종료 후의 완전 관해 비율을 관찰하였습니다. 그리고 SF-36 중국어 버전 설문지3를 통해 삶의 질을 알아보았습니다.

Fig 2. Weekly changes of CSBM and responder rate

위는 우선 평가 척도를 기준으로 마자인환(MZRW)군, 센나군, 플라시보군을 비교한 그래프입니다. 뿐만 아니라 대장 통과 시간에서도 마자인환이 가장 좋은 치료 결과를 보였습니다. 일반적으로 기능성 변비에 대한 플라시보군의 치료 효과가 18.0~37.5%인데 이번 연구에서는 33.0%로 꽤 높게 나타났고, 그보다도 마자인환의 효과 크기가 유의미하게 크게 나타났으므로 단순히 보이는 것 이상으로 긍정적인 결과라 해석할 수 있겠습니다.

임상 현장에서의 적용 가능성

연구자들은 체계적 문헌 고찰을 통해 기능성 변비에 대해 이미 자주 쓰이는 처방이 마자인환이라는 점을 확인하였고, 최적 복용 용량을 설정하였으며, 통상적으로 활용되는 센나를 대조군으로 설정하여 본 연구의 결과를 임상 현장에 바로 적용할 수 있게끔 연구를 디자인하는 데에 성공하였습니다.

다만 연구에 참여한 피실험자 대부분이 중국인 여성이었으며, 표본 크기 계산이 마자인환과 플라시보에만 적용되었다는 점이 한계로 남습니다. 연구 결과를 쉽게 일반화하기 어렵고, 기존 사용 처방인 센나와의 효과 크기를 정량적으로 비교하기 어렵기에 이를 현실적으로 대체할 수 있는지에 대한 연구가 추가적으로 이루어질 필요가 있겠습니다. 그리고 총 33명의 중도 탈락 피실험자 중 7명은 부작용으로 인해 탈락하였으므로, 비록 이번 연구에서 심각한 부작용이 확인되지 않았다 하더라도 복통·설사 등 가벼운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이 임상 현장에서 고려될 필요가 있겠습니다.


  1. Drossman DA, Hasler WL. Rome IV-Functional GI Disorders: Disorders of Gut-Brain Interaction. Gastroenterology. 2016 May;150(6):1257-61. doi: 10.1053/j.gastro.2016.03.035. PMID: 27147121.
  2. Huang T, Ning Z, Hu D, Zhang M, Zhao L, Lin C, Zhong LLD, Yang Z, Xu H, Bian Z. Uncovering the Mechanisms of Chinese Herbal Medicine (MaZiRenWan) for Functional Constipation by Focused Network Pharmacology Approach. Front Pharmacol. 2018;9:270. doi:10.3389/fphar.2018.00270.
  3. Lam C.L. Reliability and construct validity of the Chinese (Hong Kong) SF-36 for patients in primary care. Hong Kong Practitioner. 2003; 25: 468-4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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