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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로운 의학 이야기

맥박 산소 측정기(Pulse Oximeter), 부정확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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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joding MW, Dickson RP, Iwashyna TJ, Gay SE, Valley TS. Racial Bias in Pulse Oximetry Measurement. N Engl J Med. 2020 Dec 17;383(25):2477-2478. doi: 10.1056/NEJMc2029240. PMID: 33326721.

산소포화도란 혈중에 분포하는 산소의 농도를 뜻합니다. 인체는 적정 활동을 위해 산소를 필요로 하고, 성인의 정상 산소포화도는 92~96%1로 알려져 있습니다. 만일 별다른 활동 없이 숨이 가빠오는 등의 증상이 있을 경우 반드시 산소포화도를 확인하여야 하는 이유입니다. 

맥박 산소 측정기(Pulse Oximeter)는 산소포화도(Oxygen Saturation)를 간편하게 모니터링하기 위한 도구입니다. 광전자 장치를 이용해 비침습적으로 환자의 산소 포화도를 관찰할 수 있어 의료기관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습니다.

호흡을 통해 얻어진 산소는 폐를 통해 적혈구 속 헤모글로빈(Hemoglobin)에 결합되는데, 이 때 산소와 결합하는 철(Fe) 원자가 붉은 색을 띠므로 적혈구가 붉게 보이게 됩니다. 이 간단한 원리를 이용한 것이 바로 맥박 산소 측정기입니다. 맥박 산소 측정기는 적외선을 내보내는 센서(적외선광센서)와 적외선의 양을 측정하는 센서(적외선광계측기)로 구성되어 있고, 손가락 끝에서 적외선을 통과시켜 산소포화도를 측정합니다.2

맥박 산소 측정기(Pulse Oximeter), 태어날 때부터 문제였다?

문제는, 맥박 산소 측정기가 개발되는 단계에서 활용된 표본이 충분히 고르지 못하게 분포되었다는 점입니다. 이로 인한 비뚤림(Bias)은 곧 일반화 가능성에 대한 문제제기로 이어졌고, 코로나19 대유행의 시대가 도래하며 보다 자세한 후속 연구가 진행되었습니다.

이 코호트 연구에서는 총 10001명의 백인 및 흑인 환자를 대상으로 맥박 산소 측정기를 이용해 측정한 산소포화도값과 동맥혈가스검사(ABGA, Arterial Blood Gas Analysis)를 통해 측정한 산소포화도값을 비교하였습니다.(총 48097회 측정)

미시간 주립대학(University of Michigan)의 코호트(1609명, 10789회)를 살펴보았을 때, 맥박 산소 측정기를 통해 92~96%의 산소포화도가 측정된 3527회 중 187회에서 ABGA 상 88% 미만의 산소포화도가 측정되었는데, 인종 간의 차이를 살펴보았을 때 백인(3.6%) 대비 흑인(11.7%)에서 오류가 발생한 빈도가 세 배 이상 높았습니다. 이외 다기관 코호트(8392명, 37308회)의 경우에서 또한 백인(6.2%) 대비 흑인(17.0%)에서 오류 발생 빈도가 약 2.7배 높게 나타났습니다.

일반적으로 산소포화도가 90% 미만일 때 저산소혈증(hypoxemia)으로 보고 추가적인 검사나 처치가 시행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88% 미만 구간과 92% 이상 구간 사이에서 이 정도로 높은 오류가 발생한다는 것은 치명적입니다. 그리고 흡연력이나 피부색에 따라 어느 정도 맥박 산소 측정에 오류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은 모두가 아는 사실이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부색에 따른 오류 발생 가능성이 이 정도로 높다는 것은 이번 연구를 통해 처음으로 밝혀진 사실입니다.

산소포화도-코로나19 연관성은

일반적으로 급성 호흡곤란(ARDS, Acute Respiratory Distress Syndrome)이 발생하는 경우 산소포화도가 92% 미만인 경우보다 96% 이상인 경우의 예후가 유의미하게 긍정적3으로 나타났고, 입원 시 산소포화도가 90% 미만인지 여부가 코로나19 환자의 병원 내 치명률과 큰 상관관계를 가진다는 연구 결과4도 있습니다. 산소포화도가 93~94%까지 떨어졌을 때 치명률이 약 13%, 그 미만일 때 치명률이 28%까지도 높아질 수도 있다5고 합니다.

이같은 연구 결과를 종합해볼 때, 산소포화도는 비단 코로나19 대유행 상황이 아니더라도 호흡기 증상이 있는 경우 면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고, 4%p 이상의 오차는 경과 관찰 단계에서 큰 오류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스마트폰, 웨어러블 기기의 산소포화도 측정은

삼성전자에서는 갤럭시 노트4부터 산소포화도 측정 센서를 탑재하였고, 핏빗(fitbit), 가민(Garmin) 등의 회사에서는 스마트 워치 등 다양한 웨어러블 기기에 산소포화도 측정 센서를 탑재하여 출시하는 추세입니다. 최근 애플(Apple)에서 출시한 애플워치에서도 혈중 산소포화도를 측정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스마트폰과 각종 웨어러블 기기에서 측정하는 산소포화도 값은 구조적인 특성 상 클립형 맥박 산소 측정기보다 오차가 크게 발생할 수밖에 없습니다. 클립형 기기의 경우 적외선광센서와 적외선광계측기가 분리되어 있지만, 휴대용 기기에는 두 가지 센서가 통합되어있기 때문입니다.

일부 블로그 등 소셜 미디어에서는 스마트폰을 통해 측정한 산소포화도로 코로나19를 예측할 수 있다는 '꿀팁', '정보글' 등을 게시하고 있으나, 이는 사실이 아니며 오히려 이같은 방식으로 인해 진단 시기가 늦춰지거나 적정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시기를 놓칠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하여야 합니다.


  1. [National Institutes of Health] COVID-19 Treatment Guidelines
    www.covid19treatmentguidelines.nih.gov/critical-care/oxygenation-and-ventilation/
  2. [University of Iowa Health Care]
    medicine.uiowa.edu/iowaprotocols/pulse-oximetry-basic-principles-and-interpretation
  3. Shenoy, N., Luchtel, R. & Gulani, P. Considerations for target oxygen saturation in COVID-19 patients: are we under-shooting?. BMC Med 18, 260 (2020).
  4. Mejía F, Medina C, Cornejo E, Morello E, Vásquez S, Alave J, Schwalb A, Málaga G. Oxygen saturation as a predictor of mortality in hospitalized adult patients with COVID-19 in a public hospital in Lima, Peru. PLoS One. 2020 Dec 28;15(12):e0244171.
  5. [BMJ News] Covid-19: Patients to use pulse oximetry at home to spot deterioration
    www.bmj.com/content/371/bmj.m4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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