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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로운 의학 이야기

성인 편두통 예방을 위한 한약 처방 근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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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yu S, Zhang CS, Guo X, Zhang AL, Sun J, Lu C, Xue CC, Luo X. Oral Chinese Herbal Medicine as Prophylactic Treatment for Episodic Migraine in Adults: A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 of Randomized Controlled Trials. Evid Based Complement Alternat Med. 2020 Dec 28;2020:5181587.

편두통은 전조 증상 및 두통에 수반되는 구역, 광·청각 과민, 구역 등으로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리는 질환이며, 전세계적인 유병률은 약 14.7%로 추정됩니다. 발작성과 만성 편두통으로 분류되며, 발작성 편두통의 약 2.5% 정도는 만성화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편두통의 치료는 통증 완화(Pain Rescue)와 예방적 처치(Prophylactic Treatment)로 구분된다는 점에서 독특합니다. 마치 심혈관계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 아스피린을 활용하는 것과 같이, 예방 약제를 활용해 편두통 발작의 빈도 및 강도를 줄일 수 있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한약 치료를 통해서도 이같은 편두통 예방 효과를 얻을 수 있을까요?

연구 설계 및 결과

5개의 영문 DB(PubMed, EMBASE, CINAHL, Cochrane, AMED)과 4개의 중문 DB(Biomedical Literature, CNKI, CQVIP, Wanfang)에서 2018년 11월까지의 데이터를 수집하였으며, 2019년 3월까지 검색 결과를 업데이트하였습니다. 검색할 때는 3개의 핵심 단어(편두통(Migraine), 한약(CHM, Chinese Herbal Medicine), 대조군(Flunarizine))를 활용하였습니다.

전조 증상의 유무와 상관없이 발작성 편두통을 진단받은 18~75세의 환자를 대상으로 한약 경구 복용과 플루나리진(Flunarizine)을 비교한 연구를 검색하였습니다. 결과로 빈도, 관해율, 통증의 정도, 통증 지속 시간, 삶의 질을 살펴보았습니다. 경구 한약 복용 외에 전침·약침 등의 중재(Intervention)가 결합된 경우 검색에서 배제하였습니다. 최소 4주 이상의 기간 동안 치료가 이루어진 경우만을 취합하였습니다.

Cochrane Risk of Bias Tool을 활용해 비뚤림 위험도를 평가(Low/Unclear/High)하였습니다. 여기에는 난수 생성(Sequence Generation), 할당 은닉(Allocation Concealment), 맹검(Blinding of participants, Blinding of personnel and outcome assessors), 불완전한 결과값(Incomplete Outcome Data), 선택 편향(Selective Reporting) 및 출판 편향(Publication Bias)등이 포합됩니다.

그리고 연구 결과는 GRADE(Grading of Recommendations, Assessment, Development and Evaluations)를 활용하여 근거의 수준을 4단계(High, Moderate, Low, Very low)로 구분하였습니다.


검색 결과 총 35개의 RCT가 포함 기준을 만족하였으며, 총 31개의 RCT가 메타 분석에 포함되었습니다. 총 2840명의 피험자가 분석되었는데, 여성(1750명)의 표본이 남성(1060명)보다 약 65% 많았음에도 성별에 따른 치료 효과 크기 차이를 분석한 연구는 없었습니다. 치료 기간은 28~90일이었으며, 8개의 연구에서는 치료 이후 경과 관찰 기간을 추가로 가졌습니다. 결과값은 편두통 발작 빈도 및 기간, 통증의 정도(VAS), 관해율, 진통제 사용 여부, 삶의 질(HIT-6)으로 나타났습니다.

처방된 한약은 28개 연구에서 탕약(Decoction), 5개 연구에서는 캡슐(Capsules), 1개 연구에서 과립제(Granules), 1개 연구에서 알약(Pills)의 형태였습니다. 27개의 처방은 총 104개의 본초를 포함하였는데, 가장 빈번히 처방된 본초는 천궁(川芎, Chuan Xiong, 31개 연구)이었으며 백지(白芷, Bai Zhi, 18개 연구), 백작약(白芍藥, Bai Shao, 16개 연구), 감초(甘草, Gan Cao, 13개 연구), 천마(天麻, Tian Ma, 13개 연구), 당귀(當歸, Dang Gui, 12개 연구), 시호(柴胡, Chai Hu, 11개 연구)가 뒤를 이었습니다. 본초의 조합으로는 천궁과 백지(18개 연구), 천궁과 천마(10개 연구)가 높은 빈도로 활용되었습니다.

메타 분석 결과, 치료 종료 시점에서 경구 한약 복용이 플루나리진 대비 편두통 발작 빈도를 줄여주는 효과가 더 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하위 그룹 분석 결과 치료 기간 28~30, 84, 90일 구간에서 플루나리진 대비 한약 복용의 치료 효과가 더 큰 것으로 나타났지만, 56, 60일 구간에서는 효과 크기 차이가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지 않았습니다. 약물 복용 용량을 살펴보았을 때, 매일 5mg 복용군 및 10mg 복용군 모두에서 경구 한약 복용이 더 우수한 치료 효과를 보였습니다.

이외 치료 기간 및 경과 관찰 기간, 약물 복용 용량에 따른 하위 분석 결과는 원문을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Figure 3: Subgroup meta-analysis results of migraine frequency at the end of treatment based on treatment duration.

부차적인 평가 지표를 살펴볼 때, 치료 종료 시점에서 통증 정도 및 편두통 발작 기간, 관해율, 삶의 질 등 측면에서 경구 한약 복용이 대조군 대비 우수한 효과를 보였습니다. 그러나 발작 빈도의 차이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지 않았고, 경과 관찰 종료 시점에서는 일부 결과에 변화(통계적으로 유의미하지 않음)가 생기기도 하였습니다.

처방 구성에 따른 하위 그룹 분석 결과도 있습니다. 793명의 피험자(10개 연구) 분석 결과, 천궁과 백지의 조합이 치료 종료 시점에서 대조군 대비 우수한 효과를 보였으며, 천궁과 천마의 조합은 치료 종료 시점에서 대조군과의 차이가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지 않았습니다.

임상 현장에서의 적용 가능성

사실 편두통 예방을 위해 가장 빈번히 사용되는 표준 치료제는 트립탄(Triptan) 계열의 약제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 SR에서 대조군으로 사용한 약물은 플루나리진(Flunarizine)이었으므로, 임상 현장에서 편두통 예방을 위해 한약 처방이 사용될 수 있을지 여부는 명확히 알 수 없다고 봐야 하겠습니다. 위 연구에서도 결국 GRADE에 따른 평가 결과 경구 한약 복용의 근거 등급은 "Low", 플루나리진 처방은 "Very Low"로 나타났습니다.

다만 트립탄 계열 약제에 한약을 병행하여 처방하는 경우의 효과 크기를 추후 살펴볼 필요가 있고, 만약 트립탄 계열 약제로 충분한 예방 효과를 얻지 못하는 경우 아편유사제(Opioid)의 사용을 줄이기 위한 목적으로 한약 치료가 임상 현장에서 활용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2017년 JAMA에 실린 연구1 결과를 참조할 때, 편두통 환자를 대상으로 치료를 시작하는 경우 한약 치료보다 침 치료 위주로 치료 계획을 수립하는 방향이 보다 합리적일 것으로 보입니다.


  1. Zhao L, Chen J, Li Y, et al. The Long-term Effect of Acupuncture for Migraine Prophylaxis: A Randomized Clinical Trial. JAMA Intern Med. 2017;177(4):508–515. doi:10.1001/jamainternmed.2016.93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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