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러닝타임 : 107분
- 감독 : J.C. 챈더
- 출연 : 케빈 스페이시(샘 로저스), 제레미 아이언스(존 털드), 데미 무어(사라 로버트슨), 사이먼 베이커(자레드 코엔), 재커리 퀸토(피터 설리반), 스탠리 투치(에릭 데일) 등
한줄평 : ★★☆ 영화보다 현실이 흥미롭다.
아래 리뷰는 스포일러를 포함합니다.
지난 2011년 개봉한 '마진 콜: 24시간, 조작된 진실'은 2010년대 미국을 포함한 전세계가 마주한 경제 위기의 원흉, 2008년 발생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를 배경으로 한다. 어렴풋이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질 것을 알면서도, 본인과 회사의 생존을 위해 발버둥치며 끊임없이 고뇌하는 인물들의 심리를 그려내었다.
이 영화는 관객의 접근성을 위해 금융 관련 지식을 최대한 배제하며 각 인물들의 심리 묘사에 초점을 맞추었는데, 끊임없이 '쉽게', '간단하게' 접근하다보니 오히려 관객으로 하여금 현실에서 벌어진 사태가 어느 정도의 파급력을 가졌는지 전달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었다. 현실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는 전세계 금융 위기로 이어졌음에도, 이 영화는 한 금융 회사의 생사 내지는 소속 임원들의 생사만을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24시간이라는 제한을 두어 사태가 발생하는 시점에 최대한 집중하여 관련 인물들의 심리를 가까이에서 묘사하였다는 점은 좋았지만 그럼에도 본인의 감정을 가감없이 드러내며 관객이 쉽게 몰입할 수 있는 인물은 없었기에 장점보다는 한계가 드러나는 구성이었다.
제한된 시간에 쫓기는 인물의 심리를 치밀하게 묘사하며 끊임없는 긴장감을 유지하는 영화를 원한다면, 하정우 주연의 '더 테러 라이브(2013)'를 감상하는 편을 추천한다. '더 테러 라이브'는 가상의 사건을 다루면서도 주인공(윤영화)에 모든 이목을 집중시켜 관객이 주인공의 심리에 쉽게 공감하고 사건 전개 속도를 쉽게 따라갈 수 있지만, '마진콜'은 등장 인물이 필요 이상으로 많아 각 인물의 판단과 생각을 따라가기에도 빠듯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