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상적인 임상시험 모델인 RCT(Randomized Controlled Trials)는 단일 중재(Intervention)를 다수의 피험자에게 적용하여 효과를 검증합니다. 반면, N-of-1 Trial은 단일 피험자를 대상으로 N개의 중재를 적용하여 효과를 검증하고자 하는 연구 디자인입니다. 두 디자인은 중재가 반복적으로 만들어내는 유사한 변화를 보고 인과 관계를 추정하고자 한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가지나, 구체적인 방식에서 차이를 갖습니다.
왜 N-of-1 Trial이 필요한가?
당면한 의학적 문제에 대해 RCT가 언제나 명확한 해답을 줄 수 있다면 좋겠지만, 근본적으로 RCT를 적용하여 연구할 수 없는 상황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충분한 피험자를 확보할 수 없는 희귀 질환을 대상으로 하는 경우나, 일정한 패턴으로 진행되는 질환에 대한 치료 프로세스 전반을 컨트롤(2개 이상의 중재가 필요할 때)하고자 하는 경우 '단일 중재'를 '다수의 피험자를 대상으로' 적용하는 RCT 모델을 적용할 수 없습니다. 이같은 RCT 디자인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다양한 모델이 사용되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N-of-1 모델입니다. 연구 비용 등 현실적인 여건을 고려해 RCT 대신 N-of-1 디자인이 사용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N-of-1 디자인은 중재의 치료 효과를 비교하기 위한 용도로도 활용되는데, 예를 들어 A와 B의 치료 효과의 차이를 보이고자 한다면 A/B, A/B, B/A 등 무작위 순서로 수 회의 세션을 진행합니다. 그리고 각 세션의 효과를 비교하는 것입니다. 또한 유방암이나 우울증 치료에서와 같이 중재의 효과 크기가 사람마다 다르게 나타나는 경우(heterogeneity)에도 최적의 의사 결정을 내리기 위해서 N-of-1 디자인이 활용될 수 있습니다.
단일 피험자를 대상으로 임상시험이 가능한가?
단일 피험자를 대상으로 A와 B라는 두 가지 약물을 투여하는 경우 A의 결과와 B의 결과가 혼재(Carryover effect)되어 나타날 가능성이 존재하고, 이는 인과 관계 파악에 치명적인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N-of-1 Trial에서는 한 중재를 적용한 후 충분한 Wash-out(효과세척기간)을 두고, 각 중재의 순서 또한 무작위로 섞어 각 세션별 결과를 따로 살펴보는 과정을 통해 각 중재와 임상 경과와의 인과성을 엄격하게 평가합니다. 즉, N-of-1 설계는 교차시험 디자인(Crossover Design)의 일종인 것입니다.
언제,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가?
각 중재를 적용하는 기간과 wash-out을 모두 포함하여야 하므로, 자연스럽게 연구 기간은 통상적인 RCT 대비 길어지게 됩니다. 따라서 급속한 진행 경과를 보이는 질환 또는 수술적 처치와 같이 중재의 효과가 비가역적이거나 오랫동안 지속되는 경우 N-of-1 모델을 적용할 수 없습니다. 반면 만성 질환에 대한 치료의 경우라든지, 치료 효과가 바로 나타나며 잔류 효과가 적어 짧은 wash-out 기간을 가질 수 있는 경우 N-of-1 연구를 진행하는 것이 아주 효율적입니다.
예를 들어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Attention Deficit Hyperactivity Disorder)에 대한 dexamphetamine군, methylphenidate군, placebo군의 치료 효과를 살펴본 연구(Long-term changes in management following n-of-1 trials of stimulants in attention-deficit/hyperactivity disorder.)에서는 약물의 반감기가 24-30시간 정도로 짧은 편이고, 약물의 효과가 떨어지면 ADHD 증상들이 바로 발현될 것이 예상되었기 때문에 N-of-1 Trial 디자인을 통한 임상 연구가 진행되었고, 해당 설계를 통한 의사 결정이 보다 합리적일 수 있었다는 결론이 도출되었습니다.
한계와 가능성은?
N-of-1 연구는 그 설계에 근본적인 한계가 있습니다. 피험자의 수가 적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단순히 일반화 가능성을 알아보고자 하는 경우, RCT와 같은 정도로 신뢰할 수는 없습니다. 즉, 해당 중재가 다른 모든 환자를 대상으로 적용 가능한지에 대한 결론을 내릴 수는 없다는 것입니다.
다만, 개인맞춤의학(Personalized medicine)의 관점에서 보면 얘기가 달라집니다. N-of-1 연구에서는 대상에 대한 장기적인 관찰과 더불어 편향(Bias)을 배제하기 위한 무작위화 및 맹검 등의 통제가 이루어지는 데다, 병정(病程)에 따라 중재가 끊임없이 변화되는 임상진료에 적용하기에 보다 적합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의학의 관점에서 N-of-1 연구는 통상적인 RCT와 연구의 방향을 달리 함에도 불구하고 충분히 높은 수준의 근거로 활용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N-of-1 Trial에 대해 보다 자세히 설명된 글(Introduction to N-of-1 Trials: Indications and Barriers)을 링크해드리니 보다 깊이있게 이해하고자 한다면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 References
- Medical vector created by frimufilms - www.freepik.com
- Business vector created by macrovector_official - www.freepik.com
- Zucker DR, Ruthazer R, Schmid CH, Feuer JM, Fischer PA, Kieval RI, Mogavero N, Rapoport RJ, Selker HP, Stotsky SA, Winston E, Goldenberg DL. Lessons learned combining N-of-1 trials to assess fibromyalgia therapies. J Rheumatol. 2006 Oct;33(10):2069-77. PMID: 17014022.
- Nikles CJ, Mitchell GK, Del Mar CB, McNairn N, Clavarino A. Eur J Clin Pharmacol. 2007 Nov;63(11):985-9. doi: 10.1007/s00228-007-0361-x. Epub 2007 Aug 16. PMID: 17701403.
- Kravitz RL, Duan N, Vohra S, Li J, the DEcIDE Methods Center N-of-1 Guidance Panel. Introduction to N-of-1 Trials: Indications and Barriers. In: Kravitz RL, Duan N, eds, and the DEcIDE Methods Center N-of-1 Guidance Panel (Duan N, Eslick I, Gabler NB, Kaplan HC, Kravitz RL, Larson EB, Pace WD, Schmid CH, Sim I, Vohra S).
Design and Implementation of N-of-1 Trials: A User’s Guide. AHRQ Publication No. 13(14)-EHC122-EF. Rockville, MD: Agency for Healthcare Research and Quality; January 2014: Chapter 1, pp. 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