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pharak Rattanavipanon, Chonruepat Nithiphongwarakul, Pornsawan Sirisuwansith, Thanaputt Chaiyasothi, Ammarin Thakkinstian, Surakit Nathisuwan, Thanika Pathomwichaiwat, Effect of tomato, lycopene and related products on blood pressure: A systematic review and network meta-analysis, Phytomedicine, 2021, 153512, ISSN 0944-7113, DOI : 10.1016/j.phymed.2021.153512.
전세계를 통틀어 성인의 약 1/3은 고혈압(HTN, Hypertension)을 앓고 있으며, 그 유병률이 날로 높아지는 추세입니다. 신진대사 및 신경·호르몬계, 혈관계, 신장 기능 등 다양한 요소들이 고혈압 발생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따라서 각각의 기전을 노리는 다양한 항고혈압제가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목표 혈압을 달성하는 비율은 36%에 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고혈압은 약으로만 치료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단순히 '질병을 약으로 치료한다'는 개념을 넘어, 일상생활 속에서 혈압을 낮출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찾아 실행하는 것이 효과적인 대책이라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주기적인 운동 및 체중 감량, 식이요법(나트륨 조절), 음주 자제 등이 모두 혈압을 조절하기 위한 좋은 습관이 될 수 있습니다.
혈압 때문에 식단에 신경쓰시는 분들이라면 DASH 식단을 한 번 쯤 들어보셨을 것입니다. DASH 식단이란 'Dietary Approaches to Stop Hypertension Diet'의 줄임말로, 굳이 해석하자면 '혈압을 낮추기 위한 식이 요법' 정도가 되겠습니다. DASH 식단의 핵심은 신선한 과일과 채소 섭취량을 늘리는 것, 그리고 동시에 육식을 줄이고 트랜스지방산의 섭취를 줄이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같은 식단 조절에 빠지지 않는 것이 바로 토마토입니다.
토마토에 주목하다
토마토는 그대로 먹어도 맛있고, 소스·페이스트, 주스 등으로 먹어도 맛있습니다. 동시에 그 성분을 보면 라이코펜(Lycopene), 카로틴(Carotene), 루테인(Lutein) 등을 함유하고 있어 영양가가 풍부하고, 100g 당 22kcal라는 착한 열량을 가지고 있어 체중 조절에도 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그리고 나트륨 섭취량이 많은 우리나라 식단의 특성을 고려해본다면, 비교적 높은 칼륨 함유량으로 나트륨의 체외 배출을 돕는 토마토는 그야말로 팔방미인과도 같은 식품이라 볼 수 있습니다.
연구자들은 기존에 산화 스트레스를 억제하고 산화질소의 생체이용률을 높인다는 기전 연구와 수 건의 RCT가 이루어진 토마토에 주목하였습니다. MEDLINE, EMBASE, SCOPUS, ClinicalTrials 데이터베이스를 기반으로 tomato, lycopene, tomato extract 및 hypertension, antihypertensive 등의 키워드를 이용해 검색을 수행하였으며, 연구 이전 혈압 수치와 상관 없이 모든 성인을 대상으로 연구 데이터를 수집하였습니다. 결과값으로는 수축기 혈압(SBP, Systolic Blood Pressure)과 이완기 혈압(Diastolic Blood Pressure)을 수집하였습니다. 그리고 상술하였듯 토마토는 다양한 형태로 섭취할 수 있는 식품이기에 그 형태에 따라 STE(Standardized Tomato Extract), Low-dose STE, LYC(Synthetic Lycopene), FreeLYC(Lycopene-free Tomato Extract) 등으로 데이터를 분류하였습니다. 혈압 측정과 관련하여서는 진료실 측정, 응급실 측정, 가정 측정 등의 모든 수치를 측정 방법에 상관 없이 종합하였습니다.
연구 결과
검색을 수행한 후,총 40개의 RCT와 733개의 데이터를 확인하였는데, 중재가 불명확하거나 맹검 미포함 등의 문제가 있었던 RCT를 제외하고 총 11개의 RCT가 체계적 문헌 고찰(SR)에 포함되었습니다. 그 중 7개는 평행 디자인(Parallel Design)이었고, 4개는 교차연구 디자인(Cross-over Design)이었습니다. 포함된 피험자를 기준으로 볼 때 3개의 연구는 건강한 성인을 대상으로 진행되었으며, 2개의 연구는 비만한(Obese) 성인을 대상으로 이루어졌습니다. 2개의 연구는 전(前)고혈압 단계(120-139/80-89mmHg)의 성인을 대상으로 진행되었고, 4개의 연구는 고혈압 환자를 대상으로 이루어졌습니다. 고혈압이 아닌 피험자들의 평균 혈압은 127/80mmHg였으며, 고혈압 피험자들의 평균 혈압은 136/82mmHg로 나타났습니다.
분석에 따르면, STE군(Lycopene 10-15mg 함유)은 유의하고 일관된 수축기 혈압(SBP) 강하 효과를 나타냈습니다. 또한 LSTE군 및 HSTE군 또한 혈압 강하 효과에 대한 가능성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같은 결과를 볼 때, 혈압 강하 효과에 대한 주요 활성 성분(Main Active Compound)는 라이코펜(Lycopene)일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같은 연구 결과는 2017년의 선행 연구1와도 궤를 같이 하는 것으로, 라이코펜 성분이 고혈압 및 과체중, 비만에 대한 유효한 효과를 가져올 수 있을 가능성을 시사합니다.
기전 연구에서 알려졌듯 산화 스트레스로 인해 발생하는 활성 산소(ROS)에 대한 억제 효과뿐 아니라 혈관 기능 이상 등에 대한 효과로 라이코펜이 고혈압 병리 기전 일부에 유효하게 작용하는 것으로 보이며, 말초 동맥 안압 측정법을 사용해 반응성 충혈로 평가한 결과 Superoxide Dismutase의 증가 및 내피 기능의 상당한 개선2을 가져오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나 라이코펜은 토마토의 유일한 활성 성분이 아니기 때문에 폴리페놀, 다양한 비타민 성분 등과의 다중 성분의 시너지 효과(Multicomponent synergistic effects) 또한 고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같은 성분들이 라이코펜만큼은 아닐지라도 혈행 개선 효과 등을 보인다는 점이 이미 밝혀진 바 있기 때문입니다. 이 점은 이번 연구에서도 어느 정도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인데, FreeLYC 군(라이코펜이 제거된 토마토 추출물)에서도 약간의 혈압 강하 효과가 나타났기 때문입니다.
연구의 한계점, 그리고 생각
관련된 RCT의 수가 적고, 시행된 RCT에서 사용된 토마토의 형태가 제각각 다르기 때문(생토마토, 토마토 소스, 토마토 페이스트 등)에 정확히 토마토의 어떤 성분이 혈압 강하 효과를 낼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합니다. 저자들 또한 네트워크 메타분석을 통해서도 이같은 한계점에 대해 언급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온전히 고혈압 군과 전(前)고혈압 군을 대상으로 진행한 RCT만을 포함한 연구가 아니기에, 토마토의 혈압 강하 효과가 오히려 평가 절하되었을 가능성 또한 언급하였습니다.
그러나, 실생활에 있어 토마토의 어떤 성분이 혈압 강하 효과를 내는지 정확히 안다는 것이 중요한 것은 아닙니다. 우리는 단순히 파스타를 먹을 때 크림 파스타 대신 토마토 파스타를 고른다거나, 샐러드에 방울 토마토를 몇 개 더 넣어 먹는다거나, 주스를 고를 때 토마토 주스를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정도로만 생활해도 조금은 더 건강한 삶을 챙길 수 있습니다. 혹은 영양제를 고를 때 일반 비타민제 대신 라이코펜, 루테인 등의 성분이 포함된 멀티비타민제를 고르는 식으로도 생활할 수 있겠지요.
글의 초반에 적어두었듯, 고혈압 관리에 있어서는 식단 조절 외에 주기적인 운동이나 항고혈압제 복용이 더 중요할 수도 있습니다. 다만 각각의 부분에서 우리 몸에 조금은 더 도움이 될 수 있는 정보의 파편들을 모아 실천하다보면, 보다 효율적으로 건강을 관리할 수 있다는 정도로만 가볍게 생각하셔도 충분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 Guang-Ming Han, Ping Liu, Higher serum lycopene is associated with reduced prevalence of hypertension in overweight or obese adults, European Journal of Integrative Medicine, Volume 13, 2017, Pages 34-40, ISSN 1876-3820, DOI : 10.1016/j.eujim.2017.07.002.
- Kim JY, Paik JK, Kim OY, Park HW, Lee JH, Jang Y, Lee JH. Effects of lycopene supplementation on oxidative stress and markers of endothelial function in healthy men. Atherosclerosis. 2011 Mar;215(1):189-95. doi: 10.1016/j.atherosclerosis.2010.11.036. Epub 2010 Dec 9. PMID: 2119469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