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n DNH, Hwang IH, Chen FJ, et al. Core prescription pattern of Chinese herbal medicine for depressive disorders in Taiwan: a nationwide population-based study. Integr Med Res. 2021;10(3):100707. doi:10.1016/j.imr.2020.100707
보건복지부 「정신건강 실태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주요우울장애(Major Depressive Disorder) 평생유병률은 5% 내외(남성 2~4%, 여성 6~9%)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평균적으로 20명 중 한 명은 인생에 우울증으로 고생하는 시기를 겪는다는 얘기인데, 이는 주요우울장애가 불안장애(Anxiety Disorder)와 더불어 주변에서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정신 질환임을 뜻합니다.
우울증과 관련한 병리학적 연구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으나, 그 병리가 명확히 밝혀지지는 않았고, 다만 SSRI(Selective Serotonin Reuptake Inhibitor), MAOI(Monoamine Oxidase Inhibitor), TCA(Tricyclic Anti-depressant) 등의 약물이 치료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증상 및 치료 과정에 따라 약물 치료가 흔히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한의학에서도 우울증에 다양한 치료가 활용될 수 있습니다. 침 치료 및 한약 치료, '마음의 방 그리기(Mentalizing the Rooms of Mind)' 등을 포함한 상담 치료 등이 그것입니다. 최근에는 태극권을 통한 우울증 치료 또한 연구되고 있습니다. 대개 치료의 메인이 되는 것은 한약 치료인데, 이 때 우선적으로 고려할 수 있는 처방을 살펴보고자 합니다. 안타깝게도 우리나라와 중국, 일본의 경우 구체적인 처방의 활용 빈도를 알 수 있는 데이터가 따로 집계되지 않으므로 대만 NHIRD(National Health Insurance Research Database)의 데이터를 참고해 우울장애(Depressive Disorder)에 자주 사용된 처방을 살펴보고자 합니다.
다만 우울장애가 주요우울장애를 포함하는 개념인만큼 아래 정리의 처방은 환자 개인의 상태에 맞추어 사용되어야 하며, 약재의 가감(加減) 또한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그리고 아래 통계는 NHIRD의 2000년, 2005년, 2010년 데이터를 종합한 것이므로 최근의 동향과는 다소 거리가 있을 수 있습니다.
대만, 우울장애 빈용 처방 10선
대만에서 우울장애에 자주 사용된 처방 10가지는 감맥대조탕(甘麥大棗湯), 가미소요산(加味逍遙散), 시호가용골모려탕(柴胡加龍骨牡蠣湯), 천왕보심단(天王補心丹), 산조인탕(酸棗仁湯), 온담탕(溫膽湯), 오수유탕(吳茱萸湯), 귀비탕(歸脾湯), 억간산(抑肝散), 반하후박탕(半夏厚朴湯)이었습니다.
또한, 처방 구성에서 가장 자주 사용된 본초 10가지는 산조인(酸棗仁, Suan-Zao-Ren), 대황(大黃, Da-Huang), 원지(遠志, Yuan-Zhi), 야교등(夜交藤, Ye-Jiao-Teng), 백합(白合, Bai-He), 단삼(丹參, Dan-Shen), 합환피(合歡皮, He-Huan-Pi), 모려(牡蠣, Mu-Li), 울금(鬱金, Yu-Jin), 복령(茯苓, Fu-Shen)이었습니다.
연구자들은 2-3개 처방을 합방(合方)하는 경우 또한 조사하였는데, 이는 논문 원문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처방 | 구성 | 회당 평균 용량 | 처방 비율 |
감맥대조탕 (甘麥大棗湯) |
감초(甘草), 소맥(小麥), 대조(大棗) | 4.36g | 12.19% |
가미소요산 (加味逍遙散) |
목단피(牧丹皮), 백출(白朮), 당귀(當歸), 적작약(赤芍藥), 도인(桃仁), 패모(貝母), 산치자(山梔子), 황금(黃芩), 길경(桔梗), 청피(靑皮), 감초(甘草) | 4.64g | 10.08% |
시호가용골모려탕 (柴胡加龍骨牡蠣湯) |
시호(柴胡), 반하(半夏), 백복령(白茯苓), 계지(桂枝), 황금(黃芩), 인삼(人參), 대조(大棗), 용골(龍骨), 모려(牡蠣), 건강(乾薑), 대황(大黃) | 4.2g | 6.83% |
천왕보심단 (天王補心丹) |
석창포(石菖蒲), 인삼(人蔘), 생지황(生地黃), 황련(黃連), 당귀(當歸), 오미자(五味子), 천문동(天門冬), 맥문동(麥門冬), 백자인(柏子仁), 산조인(酸棗仁), 현삼(玄蔘), 복신(茯神), 단삼(丹參), 길경(桔梗), 원지(遠志) | 5.36g | 6.26% |
산조인탕 (酸棗仁湯) |
석고(石膏), 산조인(酸棗仁), 인삼(人參), 지모(知母), 적복령(赤茯苓), 감초(甘草) | 4.12g | 3.17% |
온담탕 (溫膽湯) |
반하(半夏), 진피(陳皮), 백복령(白茯苓), 지실(枳實), 죽여(竹茹), 감초(甘草), 생강(生薑), 대조(大棗) | 4.12g | 3.15% |
오수유탕 (吳茱萸湯) |
천오두(川烏頭), 세신(細辛), 오수유(吳茱萸), 고량강(高良薑), 당귀(當歸), 건강(乾薑), 육계(肉桂) | 3.64g | 2.41% |
귀비탕 (歸脾湯) |
당귀(當歸), 용안육(龍眼肉), 산조인(酸棗仁), 원지(遠志), 인삼(人參), 황기(黃耆), 백출(白朮), 복신(茯神), 목향(木香), 감초(甘草), 생강(生薑), 대조(大棗) | 4.56g | 2.22% |
억간산 (抑肝散) |
조구등(釣鉤藤), 시호(柴胡), 천궁(川芎), 당귀(當歸), 복령(茯苓), 백출(白朮), 감초(甘草) | 4.4g | 1.97% |
반하후박탕 (半夏厚朴湯) |
반하(半夏), 후박(厚朴), 신국(神麴), 소목(蘇木),홍화(紅花), 삼릉(三稜), 당귀미(當歸尾), 저령(豬苓), 승마(升麻), 육계(肉桂), 창출(蒼朮), 백복령(白茯苓), 택사(澤瀉), 시호(柴胡), 진피(陳皮), 황금(黃芩), 초두구(草豆蔲), 생감초(生甘草), 목향(木香), 청피(靑皮), 오수유(吳茱萸), 황련(黃連), 건강(乾薑), 도인(桃仁), 곤포(昆布) | 5.16g | 1.56% |
우울장애, 주요 한약 처방 근거 및 기전(MoA)
이미 국내에서도 주요우울장애에 주로 활용되는 감맥대조탕은 단독 투여 시에도 fluoxetine, citalopram 등의 항우울제에 가까운 치료 효과를 보였을 뿐 아니라, 병용 투여 시 보다 큰 치료 효과와 보다 적은 부작용을 보인 바 있습니다. 1
이외 가미소요산, 시호가용골모려탕, 온담탕, 귀비탕 등의 처방 역시 한방신경정신과 교과서에 수 차례 언급될 정도로 당연히 처방되는 내용이기에 별다른 설명이 필요하지는 않겠습니다. 다만, 억간산은 중국·대만보다 일본에서 적극적으로 활용되는 처방이며 억간산가반하진피(抑肝散加半夏陳皮) 등의 변방 또한 본방에 준하는 정도로 흔히 사용되므로, 단지 대만의 데이터만 가지고 마이너한 처방으로 볼 수는 없을 것입니다.
억간산은 용량의존적(dose-dependent)으로 5-HT1A 수용체에 부분 작용제(partial agonists)로 작용하는데, 이는 억간산 구성 약물 중 하나인 조구등이 주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2또한 전전두엽 피질에서의 세로토닌 분비를 촉진하기도 하고, 3과도한 스트레스로 분비된 코티졸의 세포 독성 활성을 억제하기도 하므로, 4우울 증상 개선에 활용될 수 있습니다.
보험 한약을 처방하는 경우, 반하후박탕이 유력한 선택지가 될 수 있습니다. 반하후박탕은 해마(hippocampus), 선조체(striatum)의 5-HT, 5-HIAA 농도를 증가시키고 혈청 및 간의 MDA(Malondialdehyde) 농도를 감소시키며, CMS 모델의 대사 이상을 정상화하고, 아미노산 및 에너지 대사를 조절 5하여 항우울 작용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6
우울장애 진단에 따라 한약을 처방하는 경우, 각 본초가 타겟팅하는 주요 기전을 숙지하여 양약과의 병용 투여를 적극 고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필요하다면 변증(辨證) 요소를 고려할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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