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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로운 의학 이야기

무릎 관절 골관절염, 물리치료가 스테로이드 주사보다 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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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yle GD, Allen CS, Allison SC, et al. Physical Therapy versus Glucocorticoid Injection for Osteoarthritis of the Knee. N Engl J Med. 2020;382(15):1420-1429. doi:10.1056/NEJMoa1905877

무릎 관절의 연골이 닳아 발생하는 슬관절 골관절염(Knee Osteoarthritis)은 60대 이상에서 유병률이 50%에 육박할 정도로 매우 흔한 퇴행성 질환입니다. 가장 흔한 원인으로는 과사용 및 노화 등이 있으며, 과체중 및 폐경 등이 위험 인자(Risk Factor)로 알려져 있습니다. 퇴행성 질환인만큼 치료보다는 관리에 초점이 맞춰지므로, 치료적 개입이 이루어지는 경우 그 기간을 최대한 길게 잡을 필요가 있습니다.

현재 무릎 골관절염에 대한 통상적인 치료로는 관절내 스테로이드 주사 및 슬관절 전치환술(Total Knee Arthroplasty) 등이 있고, 통증 경감을 위한 진통제(Analgesics) 처방 및 물리치료, 보조기 등이 활용되고 있습니다. 한편, 지난 4월 NEJM에 이와 관련한 독특한 연구 결과가 게재되어 이를 소개해드리려 합니다.

연구진은 2개의 미국 군 병원에서 총 156명의 무릎 골관절염(criteria of the American College of Rheumatology clinical classification for osteoarthritis of the knee 및 weight-bearing views에서의 영상의학 소견 포함) 환자를 모집해 물리치료와 스테로이드 주사 단일 중재(Intervention)의 치료 효과를 비교하기 위한 RCT를 진행하였습니다. 1년에 걸친 경과 관찰이 이루어졌으며, 두 개 군 모두에서 체중 감소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이익, 지속적인 저강도 활동, 관절 가동성 강화 훈련에 대한 교육이 이루어졌습니다.

스테로이드 주사군에서는 치료 시작 시점과 4개월 시점, 9개월 시점에 triamcinolone acetonide 40mg(40mg/mL) 및 1% lidocaine 7ml를 일측 또는 양측 무릎 관절 내에 주사하였습니다. 물리치료군에서는 미리 제작된 프로토콜26에 따라 수기(hands-on)요법 및 가벼운 운동 치료를 시행하였습니다. 치료 시작 시점부터 4~6주차까지 최대 8회의 치료 세션을, 이후 4개월차까지 최대 3회의 추가 치료 세션을, 이후 9개월차까지 최대 3회의 추가 치료 세션을 진행하였습니다.(물리치료군에 속한 피험자는 1년 간 최대 14회의 물리치료가 진행되었습니다.) 물리치료사는 통증이 발현되지 않는 선에서 능동 관절 운동을 유도하였고, 불가피한 경우 수동 관절 운동을 병행하였습니다.

우선 평가 척도(primary outcome)로 WOMAC(Western Ontario and McMaster Universities Osteoarthritis Index) 3.1 버전 기준의 점수를 활용하였으며, 부차적으로 호전 정도를 확인하기 위한 15-point Global Rating of Change scale 등을 활용하였습니다. 본 포스트에서 다루지 않는 결과에 대해서는 논문 본문을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WOMAC 조사지는 통증 정도에 대한 5개 문항, 신체 활동에 대한 17개 문항 및 경직·강직도에 대한 2개 문항(총 24개)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피험자는 각 문항에 대해 0~10점의 응답을 기록합니다. 증상이 심할수록 높은 점수가 기록됩니다.

15-point Global Rating of Change scale은 치료 시작 시점 대비 평가 시점에서 피험자가 느끼는 주관적인 호전 정도를 기록합니다. -7~+7까지의 선택지가 있으며, 높은 점수일수록 더욱 호전되었다는 의미이며 치료 후 오히려 상태가 악화되었다면 음수값이 기록됩니다.

Figure 2. 12개월 간 WOMAC 점수의 변화

치료 전 WOMAC 점수 평균은 스테로이드 주사군 108.8점, 물리치료군 107.1점이었습니다. 위 도표에서 보시듯 1년 후 WOMAC 점수 평균은 스테로이드 주사군 55.8점, 물리치료군 37.0점으로 나타났고, 호전의 정도를 보는 IQR 평균은 스테로이드 주사군 +4, 물리치료군 +5로 나타나 단일 중재 간 비교에서 물리치료가 스테로이드 주사 대비 월등한 결과를 보였습니다. 주목할 점은 스테로이드 주사군에서는 78명 중 50명만이 IQR +3 이상이었으나, 물리치료군은 78명 전원 IQR +3 이상이었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부작용 보고에서 스테로이드 주사군에서는 1건의 실신이 보고되었으나, 물리치료군에서는 부작용이 보고되지 않았다는 점도 고려하여야 합니다.


피험자 모집이 군 병원에서 이루어졌기 때문에 성비에 비뚤림 위험(Risk of Bias)이 발생하였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었으나, 모집 결과 남성 비율은 52%로, 성비 불균형에 따른 비뚤림은 발생하지 않았다고 볼 수 있었습니다. 또한, 피험자 평균 연령은 56세로 노화와 과사용으로 인한 무릎 골관절염의 발생을 가장 잘 대표할 수 있는 표본 집단이 만들어졌다고 볼 수 있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현재 슬관절 골관절염에 대해 스테로이드 주사가 우선되고, 보조 치료로 물리치료 또는 운동치료가 처방되는 경향이 있습니다만, 위 연구 결과를 보면 현재의 치료는 오히려 주객이 전도된 치료방법이라는 느낌마저 들게 됩니다. 단일 중재 간 비교에서 물리 치료가 스테로이드 주사보다 큰 효과를 보였을 뿐 아니라, 치료 세션도 1년 간 최대 14회에 불과하였으므로 임상 현장에서의 환자 부담이 큰 편도 아닙니다. 또한, 스테로이드 주사의 단기적인 치료 효과가 상대적으로 뛰어나다는 기존의 고정관념 또한 그저 편견에 불과하였다는 사실을 4-8주차 WOMAC 점수의 변화를 통해 살펴볼 수 있었습니다.

따라서 병행 치료가 이루어지더라도 물리치료가 주 치료가 되어야 하고, 스테로이드 치료는 보조 치료 정도로 생각되어야 할 것입니다. 다만 물리치료는 그 자체로 매우 포괄적인 용어이기 때문에 구체적인 시행 내용에 따라 임상 현장에서 다소 큰 차이가 발생할 수 있는 치료라는 한계점이 있고, 위 연구 결과가 스테로이드 주사 치료를 골관절염 치료에서 배제하여야 한다고 해석될 수는 없습니다.

우리나라에서 흔히 시행되는 침 치료(Acupuncture)는 침습적으로 이루어지는 시술이라는 특성 상 물리치료 이상으로 슬관절에 효율적인 자극이 가능할 뿐 아니라 대부분의 경우 ICT 등 다양한 물리치료와 병행되기 때문에 슬관절 퇴행성 골관절염에 있어서 스테로이드 주사 이상으로 효과적인 선택지가 될 수 있어보입니다. 또한 관절 가동성을 확보하기 위한 슬관절 추나 치료 또한 긍정적으로 고려해볼 수 있는 선택지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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