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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적끄적

보건의료 관점에서 미얀마 쿠데타 사태를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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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wyer JJ, Broster SC, Halbert J, Oo SS, Rubin SP. The crisis of health care in Myanmar. Lancet. 2021 Mar 12:S0140-6736(21)00621-8. doi: 10.1016/S0140-6736(21)00621-8. Epub ahead of print. PMID: 33721565.

지난 2월, 미얀마 군부의 쿠데타 사태가 발생하여 이에 반발하는 미얀마의 민주화 운동이 현재진행형입니다. 군부 독재와 민주화 운동은 우리나라의 근현대사와도 맞닿아 있는만큼, 실탄이 발포되고 민간인이 학살의 대상이 되는 이번 사태는 그저 머나먼 일로만 치부할 수는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2월 말, 우리나라 국회에서는 '미얀마 군부 쿠데타 규탄 및 민주주의 회복과 구금자 석방 촉구 결의안'이 가결되며 민주주의 질서 회복과 인권 보호를 촉구하기도 하였습니다.

수많은 사상자가 나오는 현재 시점에도, 많은 의료인들은 열악한 환경에서 환자를 치료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군부는 쿠데타 불복종 운동에 참여하는 의료진에까지 탄압을 가하고 있는 상황[각주:1]인데, 쿠데타 불복종 운동을 지지하는 그 누구라도 체포를 시도하는 막무가내식 행태를 보이고 있습니다.

13일 이라와디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전날 오전 미얀마 제2 도시 만달레이에서 경찰이 시민 불복종 운동을 지지한 킨 마웅 르윈 만달레이 의과대 총장의 자택을 급습, 르윈 총장을 영장도 없이 체포하려고 했다. (중략) 이에 앞서 지난 11일 밤에는 중부 마그웨 지역에서도 경찰이 시민 불복종 운동을 지지하는 아웅란병원 의료과장을 체포하려다 이웃 주민들의 반발로 무산됐다. 또 비슷한 시기에 북부 샨주에서는 사복 경찰관 2명이 시민 불복종 운동에 참여하는 한 외과 의사의 자택에 들이닥쳤다. 같은 날 남서부 에야와디 지역에서는 환자들을 무료로 치료하던 한 의사가 경찰에 체포되는 장면이 폐쇄회로TV(CCTV)에 찍혔다.

 

UN 결의안 2286은 분쟁 상황에서 의료 종사자에 대한 탄압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부상자 및 의료 인력·시설, 수송 수단 및 장비에 대한 폭력 행위, 공격, 위협 등은 반드시 지양되어야 한다는 내용과 국가가 적극적으로 인도주의적 인력에 대한 폭력을 예방·해결하기 위해 노력하여야 한다는 내용이 그것입니다.

Strongly condemns acts of violence, attacks and threats against the wounded and sick, medical personnel and humanitarian personnel exclusively engaged in medical duties, their means of transport and equipment, as well as hospitals and other medical facilities, and deplores the long term consequences of such attacks for the civilian population and the health care systems of the countries concerned;

Strongly urges States and all parties to armed conflict to develop effective measures to prevent and address acts of violence, attacks and threats against medical personnel and humanitarian personnel exclusively engaged in medical duties, their means of transport and equipment, as well as hospitals and other medical facilities in armed conflict, including, as appropriate, through the development of domestic legal frameworks to ensure respect for their relevant international legal obligations, the collection of data on obstruction, threats and physical attacks on medical personnel and humanitarian personnel exclusively engaged in medical duties, their means of transport and medical facilities, and to share challenges and good practice in this regard;

 

작금의 사태로 지난 수 년 간 미얀마가 보여준 의료 시스템의 발전[각주:2]과, 신뢰를 기반으로 한 국제 교류의 성과들이 모두 물거품이 될 수도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KOTRA(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KIEP(대외경제정책연구원), KIOM(한국한의학연구원) 등에서 지속적으로 개발 협력과 국제 교류, 의료 봉사 관련 사업을 진행하고 있었으나 이 역시 전망이 불투명해진 상태입니다.

당연하게도, 여타 직군 대비 의료 인력이 상대적으로 높은 가치가 있다거나 하는 식의 주장을 하는 것이 아닙니다. 비교를 떠나서 모든 민간인들에 대한 탄압은 중지되어야 하며, 평화적으로 분쟁이 해결되는 것이 최우선입니다. 다만, 인도주의를 전제하는 직군의 특성을 고려해볼 때 어떤 상황에서도 의료인은 폭력 상황에 있어 가장 취약한 입장일 수밖에 없기 때문에 외부의 보호가 절실하다는 것입니다.

사태가 하루빨리 마무리되어 미얀마에 다시 평화가 찾아올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References

  1. 미얀마 군부, '쿠데타 불복종' 의료진 본격 탄압 n.news.naver.com/article/001/0012199722 [본문으로]
  2. Latt NN, Myat Cho S, Htun NM, Yu Mon Saw, Myint MN, Aoki F, Reyer JA, Yamamoto E, Yoshida Y, Hamajima N. Healthcare in Myanmar. Nagoya J Med Sci. 2016 May;78(2):123-34. PMID: 27303099; PMCID: PMC4885812.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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