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Research & Trends/Assets: 실무 참고 자료

견관절 통증 및 기능 장애 척도(SPADI)

일상생활에서 환자들은 "높은 선반에 있는 물건을 내리거나, 머리를 빗고 옷을 입을 때 어깨가 끊어질 듯 아프다"며 견관절의 기능적 제한과 통증을 호소합니다. 어깨 통증은 요통과 무릎 통증에 이어 근골격계 질환 중 세 번째로 흔한 증상으로, 일반 인구의 평생 유병률이 최대 66%에 달할 만큼 매우 광범위하게 발생[각주:1]합니다. 이러한 견관절 질환은 단순한 신체적 고통을 넘어, 수면 장애와 업무 능력 저하를 유발하여 막대한 의료비 지출과 노동 생산성 손실이라는 심각한 사회경제적 비용을 초래[각주:2]합니다.

임상 현장에서 환자는 주관적인 통증이나 불편감을 "아프다" 혹은 "조금 나아졌다"고 표현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언어적 표현에만 의존하는 것은 진단과 치료에 명확한 한계가 있습니다. 질환의 중증도를 정확히 파악하고, 수술적 개입 여부를 결정하며, 보존적 치료 이후의 회복 궤적을 객관적으로 추적하기 위해서는 환자의 상태를 수치화된 정량적 데이터로 변환하는 과정이 필수적입니다. SPADI는 이러한 임상적 요구에 부응하여, 환자가 일상에서 겪는 특정 동작의 통증과 기능 장애를 수치화함으로써 치료 계획의 근거를 마련하는 핵심적인 사정도구로 기능합니다.

견관절 통증 및 기능 장애 사정 도구: SPADI

SPADI(Shoulder Pain and Disability Index)는 1991년 Roach 등에 의해 개발된 환자 자기 기입식 설문도구(Patient-Reported Outcome Measure, PROM)로, 외래 환경에서 어깨 통증 환자의 현재 상태를 평가하기 위해 고안[각주:3]되었습니다. 이 도구는 견관절 질환이 환자의 일상생활에 미치는 영향을 빠르고 신뢰성 있게 측정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으며, 통증과 기능 장애라는 두 가지 핵심 하위 척도로 구성됩니다.

원래는 시각아날로그척도(VAS)를 사용하였으나, 최근 임상에서는 환자의 기입 편의성과 직관적인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0점(통증/어려움 없음)부터 10점(상상할 수 있는 가장 심한 통증/도움 없이는 불가능함)까지 채점하는 숫자평가척도(NRS) 방식이 가장 널리 활용[각주:4]되고 있습니다.

전체 13개 문항은 다음과 같이 구성됩니다.

  • 통증 척도(Pain subscale, 5문항): 가장 심할 때의 통증
    • 건측(정상) 측으로 누워 잘 때의 통증, 물건을 높은 선반에 올릴 때의 통증, 목 뒤를 만질 때의 통증, 밀어내는 동작(의자에서 일어날 때 등) 시의 통증, 도움 없이 팔을 올릴 때의 통증 (주: 원본 척도의 5번째 항목)
  • 장애 척도 (Disability subscale, 8문항)
    • 머리 감기, 등 씻기, 셔츠 입기, 단추 채우기, 바지 입기, 무거운 물건을 선반에 올리기, 10파운드(약 4.5kg) 이상의 무거운 물건 나르기, 뒷주머니에서 지갑 꺼내기

국내 임상 현장에서는 SPADI를 한국의 사회문화적 맥락에 맞게 언어적으로 번안하고 교차 검증한 한국어판 SPADI(K-SPADI)가 표준적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K-SPADI의 타당도와 신뢰도를 검증한 연구에 따르면, Cronbach's α 수치가 0.94 수준으로 원본 척도의 신뢰도(0.95)에 필적하는 매우 우수한 안정성을 보입니다. 또한 다른 어깨 기능 평가 도구들과도 높은 상관관계를 나타내어 확고한 기준 타당도(Criterion validity)를 확보[각주:5]하였습니다. 이는 국내 어깨 통증 및 근골격계 장애 환자들의 상태 변화를 추적 관찰하고, 한·양방을 아우르는 다양한 보존적 혹은 수술적 중재의 효과를 정량적으로 평가하는 데 있어 K-SPADI가 국제적 EBM 표준에 완벽히 부합하는 유용한 도구임을 입증합니다.

 

Cronbach's α(크론바흐 알파)란 무엇인가?

신뢰도(reliability)란 측정치들 간의 일관성이며, 신뢰도 계수(reliability coefficient)는 신뢰도를 추정하는 방법(estimator) 내지는 신뢰도의 추정치(estimate)를 가리킵니다. 대개 신뢰도는 측정치들의 특

dizarr.tistory.com

※ 한글판 SPADI(K-SPADI) 다운로드
서현두, 이관우, 정경심, 정이정. 한국어판 Shoulder Pain And Disability Index의 신뢰도와 타당도. 2012; 51(2): 319-336. 논문의 부록에 한글판 SPADI 내용이 수록되어있습니다.
- via KCI

정정교, 박기남, 김경민, 김소연, 김은석, 김정호, 남승규, 김영일. 초음파 유도하 봉약침치료와 한방복합치료를 병행한 회전근개 질환 환자 4례 : 후향적 증례 연구. 2016; 33(4): 165-180. 논문의 부록에 한글판 SPADI 내용이 수록되어있습니다.
- via ResearchGate
- via Journal of Acupuncture Research

SPADI 결과 해석과 임상적 의의

SPADI 점수는 환자가 얻은 점수 합계를 100점 만점(백분율)으로 환산하여 나타냅니다. 13개 문항을 모두 답했을 때의 전체 만점은 130점(통증 50점, 장애 80점)이며, 이 만점을 기준으로 환자의 획득 점수 비율을 계산하는 방식입니다. 만약 환자가 특정 문항에 답하지 않은 결측치가 발생했다면, 해당 문항을 제외한 나머지 응답 문항들의 최대 가능 점수만을 분모로 설정하여 계산의 타당성을 유지합니다. 점수가 100점에 가까울수록 환자가 겪는 통증과 기능적 장애가 극심함을 의미합니다. 일반적인 일차 진료 환경에서 SPADI는 다른 복잡한 견관절 평가 도구와 비교했을 때 환자의 반응성을 포착하는 데 우수한 타당도와 신뢰도를 보입니다[각주:6].

여러 메타 분석과 체계적 문헌 고찰에 따르면, SPADI의 MCID는 대략 8점에서 13점 사이로 형성[각주:7][각주:8][각주:9]됩니다. 즉, 치료 전후를 비교했을 때 SPADI 총점이 10점 이상 감소했다면, 이는 오차 범위를 넘어서 환자가 실제로 체감할 수 있는 유의미한 임상적 호전이 발생했음을 강력하게 시사합니다. 이 점수 변화량은 약물 치료, 물리 치료, 침술 및 수기 치료 등 다양한 중재의 효과를 판정하고 추후 수술적 치료로의 이행 여부를 결정하는 중요한 기준점이 됩니다.

K-SPADI 임상에서의 주의사항과 한계

SPADI는 우수한 임상적 유용성에도 불구하고 근거 중심 의학 관점에서 몇 가지 뚜렷한 한계점을 지닙니다.

  • 자기 기입식 설문 특성상 환자의 주관적 통증 역치나 평가 당일의 심리적, 정서적 상태(우울감, 불안 등)에 의해 점수가 과대 혹은 과소평가될 수 있는 회상 편향(Recall bias)이 존재합니다.
  • SPADI는 유착성 관절낭염(오십견), 회전근개 파열, 견관절 충돌증후군 등 특정 병리적 원인을 감별 진단하는 데는 사용할 수 없으며, 오로지 전반적인 증상의 심각도만을 측정[각주:10]합니다
  • 노인이나 인지 기능이 저하된 환자의 경우 '10파운드의 물건 나르기'와 같은 특정 문항을 정확히 이해하거나 일상에 적용하기 어려워 결측치가 발생할 수 있으며, 이 경우 점수 왜곡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습니다.

따라서 현실적으로는 임상 현장에서 SPADI 점수를 절대적인 척도로 삼기보다, 이학적 검사 및 영상의학적 소견을 교차 확인하여 종합적인 판단을 내릴 필요가 있겠습니다. SPADI의 역할은 완벽한 진단 도구가 아니라, 환자와 의료진이 객관적 지표를 바탕으로 소통하고 최적의 치료 방향을 설정하도록 돕는 나침반에 가깝다고 볼 수 있습니다.

  1. Luime JJ, Koes BW, Hendriksen IJ, Burdorf A, Verhagen AP, Miedema HS, Verhaar JA. Prevalence and incidence of shoulder pain in the general population; a systematic review. Scand J Rheumatol. 2004;33(2):73-81. [본문으로]
  2. Virta L, Joranger P, Brox JI, Eriksson R. Costs of shoulder pain and resource use in primary health care: a cost-of-illness study in Sweden. BMC Musculoskelet Disord. 2012 Jan 26;13:17. [본문으로]
  3. Roach KE, Brown MD, Dunigan KJ, Boston EA, Royce LS. Development of a shoulder pain and disability index. Arthritis Care Res. 1991 Dec;4(4):143-9. [본문으로]
  4. Williams JW Jr, Holleman DR Jr, Simel DL. Measuring shoulder function with the Shoulder Pain and Disability Index. J Rheumatol. 1995 Apr;22(4):727-32. [본문으로]
  5. Seo HD, Lee KW, Jung KS, Chung YJ. Reliability and validity of the Korean version of shoulder pain and disability index. Journal of Special Education & Rehabilitation Science. 2012;51(2):319-336. [본문으로]
  6. Paul A, Lewis M, Shadforth MF, Croft PR, Van Der Windt DA, Hay EM. A comparison of four shoulder-specific questionnaires in primary care. Ann Rheum Dis. 2004 Nov;63(11):1293-9. [본문으로]
  7. Roy JS, MacDermid JC, Woodhouse LJ. Measuring shoulder function: a systematic review of four questionnaires. Arthritis Rheum. 2009 May 15;61(5):623-32. [본문으로]
  8. Hao Q, Devji T, Zeraatkar D, Wang Y, Qasim A, Siemieniuk RAC, Vandvik PO, Lähdeoja T, Carrasco-Labra A, Agoritsas T, Guyatt G. Minimal important differences for improvement in shoulder condition patient-reported outcomes: a systematic review to inform a BMJ Rapid Recommendation. BMJ Open. 2019 Feb 20;9(2):e028777. [본문으로]
  9. Dabija DI, Jain NB. Minimal Clinically Important Difference of Shoulder Outcome Measures and Diagnoses: A Systematic Review. Am J Phys Med Rehabil. 2019 Aug;98(8):671-676. [본문으로]
  10. Breckenridge JD, McAuley JH. Shoulder Pain and Disability Index (SPADI). J Physiother. 2011;57(3):197.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