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Research & Trends/Measures: 평가 도구

피츠버그 수면의 질 지수(PSQI)

진료실에서는 "밤에 통 잠을 못 자겠어요." 혹은 "오래 자고 일어나도 전혀 개운하지가 않아요."와 같이 모호하고 주관적인 수면 불편감을 호소하는 환자들을 흔히 접하게 됩니다. 수면 문제는 단순히 밤 시간대 불편함을 넘어 주간 기능의 심각한 저하로 직결되기도 합니다. 전 세계 성인의 30~36%가 불면 증상을 겪는 것으로 보고[각주:1]하며, 이 중 상당수는 주간 기능 저하를 동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러한 수면 장애는 심혈관계 질환이나 대사 증후군 등의 만성 질환 발병 위험을 높일 뿐만 아니라, 연간 1,000억 달러를 초과하는 막대한 노동 생산성 손실과 의료비 지출이라는 거대한 사회경제적 비용을 발생[각주:2]시키기도 합니다.

수면의 질을 정량화하는 과정은 정확한 치료 계획의 수립, 중재 전후의 예후 관찰, 그리고 다학제적 진료 팀 간의 원활한 의사소통을 위한 핵심적인 기초 자료[각주:3]가 됩니다. 따라서 환자의 막연하고 주관적인 호소에만 의존하지 않고, 이를 표준화된 척도로 측정하는 정량적 평가가 필수적입니다.

PSQI 개요 및 7가지 평가 항목

피츠버그 수면의 질 지수(PSQI)는 환자가 지난 1개월 동안 경험한 수면의 질과 수면 장애의 정도를 포괄적으로 평가하기 위해 개발된 자기 기입식 설문 도구[각주:4]입니다. 이 도구는 임상적으로 중요한 수면의 다양한 영역을 다루며, 환자 본인이 응답하는 19개의 문항 및 동거인이 응답하는 5개의 추가 문항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총점 산출에는 환자 본인이 응답한 19개 문항만이 사용되며, 이를 다중 단계의 변환 로직에 따라 다음 7가지 구성 요소 점수(각 0~3점)로 환산한 뒤 합산합니다.

1 주관적 수면의 질 (Subjective sleep quality) 환자 본인이 느끼는 전반적인 수면의 질
2 수면 잠복기 (Sleep latency) 잠드는 데까지 걸리는 시간
3 수면 시간 (Sleep duration) 실제 수면 시간
4 평소 수면 효율성 (Habitual sleep efficiency) 누워있는 시간 대비 실제 수면 시간의 비율
5 수면 방해 요인 (Sleep disturbances) 야간 각성, 악몽, 코골이 등
6 수면제 사용 빈도 (Use of sleeping medication) 수면 유도를 위한 약물 복용 빈도
7 주간 기능 장애 (Daytime dysfunction) 졸음으로 인한 일상생활 지장 정도

여기서 평가 시 각별히 주의해야 할 점이 있습니다. PSQI는 단순한 문항 점수의 합산이 아니라 다중 단계의 변환 로직을 거치기 때문에, 임상 현장에서는 수기 채점 시 발생할 수 있는 계산 오류를 방지하기 위해 공식적인 채점 지침서(Scoring manual)를 엄격히 준수하거나 자동화 소프트웨어(채점 계산기)를 활용하는 것이 권장됩니다.

정확한 채점 방식은 원개발자인 피츠버그 대학교 수면의학센터에서 배포하는 공식 채점 매뉴얼 PDF 링크를 통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아울러 공식 채점 매뉴얼에 기반하여 제가 직접 제작한 PSQI 채점 계산기를 구글 시트로 제작하여 배포합니다. 아래 링크를 참조하여 실무에 적극 활용하시면 되겠습니다.

또한, 국내 임상 현장에서는 언어적·문화적 타당도가 검증된 한글판 피츠버그 수면의 질 지수(PSQI-K)를 사용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PSQI-K의 신뢰도와 타당도는 여러 연구를 통해 검증되었습니다. 수면장애 환자군 394명을 대상으로 한 표준 검증 연구에서는 Cronbach's α0.84로 높은 내적 일관성을 보였고[각주:5], 초기 성인을 대상으로 한 후속 연구에서는 0.69로 양호한 수준으로 보고되었습니다[각주:6]. 이처럼 대상 집단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으나, PSQI-K는 국내에서 임상적 신뢰도와 변별력이 확인된 표준 도구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 한글판 PSQI(PSQI-K) 다운로드
이강준. 한국형 피로관리시스템 구축방안 연구. 교통안전공단; 2016. 해당 보고서 원문의 315~316페이지에서 PSQI-K 내용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 via scienceON 

Kim SH, Kim JH, Park MJ, Cho KH, Moon SK, Jung WS, Jin C, Kwon SW. A Case Report of Insomnia in a Patient with Thalamic Hemorrhage Treated with Korean Medicine. J Soc Stroke Korean Med. 2018;19(1):9-20. Korean. 해당 논문의 부록에 PSQI-K 내용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또한, 해당 논문의 부록에는 ISI-K(Insomnia Severity Index-Korean), KESS(Korean version of Epworth sleepiness scale) 내용도 수록되어있으니 참고하시면 되겠습니다.
- via KoreaScience
- via scienceON

결과 해석과 임상적 의의

산출된 7개의 구성 요소 점수는 각각 0점에서 3점 사이의 값을 가지며, 이를 모두 합산한 총점(Global score)은 최저 0점에서 최고 21점까지 분포합니다. 임상 가이드라인에 따른 결과 해석의 핵심은 절단점(Cut-off value)의 적용에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총점이 5점을 초과하는 경우를 '수면의 질이 좋지 않은 군(Poor sleepers)'으로 분류하며, 5점 이하인 경우는 건강한 수면을 취하는 군으로 판정[각주:7]합니다. 다만 이 5점 기준은 원 개발 연구에 기반한 국제 표준 절단점으로, 한글판 검증 연구에서는 대상 집단에 따라 다소 다른 최적 절단점이 제시되기도 했습니다. 수면장애 환자군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8.5점, 초기 성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6점 이상이 최적 절단점으로 보고된 바 있습니다. 이러한 점수 기준은 실제 임상에서 환자에게 수면 위생 교육 및 인지행동치료(CBT-I)를 우선적으로 적용할지, 혹은 약물학적 중재가 추가로 필요한지를 결정하는 중요한 임상적 지표로 작용[각주:8]합니다. 또한 치료 과정 중 일정 간격으로 재평가하여 중재의 실제적인 효과를 추적 관찰하고 치료 방향을 수정하는 데에도 핵심적으로 활용됩니다.

PSQI 적용 시 유의사항 및 임상적 한계

이 사정도구는 전 세계적으로 가장 널리 쓰이는 신뢰도 높은 표준 도구임에도 불구하고, 적용 시 유의해야 할 몇 가지 명확한 한계점을 지니고 있습니다.

  1. 1개월이라는 비교적 긴 기간 동안의 기억에 의존하는 후향적 자기 기입 방식이므로 회상 편향(Recall bias)이 발생할 위험이 내재되어 있습니다.
  2. 주관적인 인식을 묻는 척도이기 때문에 환자의 불안·우울 등 기저의 심리 상태가 점수에 과도하게 반영될 수 있으며, 이는 실제 객관적인 수면 다원 검사(Polysomnography, PSG)를 병행한 연구에서 확인[각주:9]된 바 있습니다.
  3. 인지 기능이 저하된 고령 환자나 섬망·치매 환자군의 경우 복잡한 문항을 정확히 이해하고 응답하는 데 제약이 따르므로, 특정 환자군에 적용할 때는 반드시 보호자의 면밀한 관찰 기록과 임상가의 객관적 평가를 교차 검증하는 과정이 수반되어야 합니다.

  1. Morin CM, Jarrin DC. Epidemiology of insomnia: prevalence, course, risk factors, and public health burden. Sleep Med Clin. 2022;17(2):173-191. doi:10.1016/j.jsmc.2022.03.003 [본문으로]
  2. Wickwire EM, Shaya FT, Scharf SM. Health economics of insomnia treatments: The return on investment for a good night's sleep. Sleep Med Rev. 2016;30:72-82. doi:10.1016/j.smrv.2015.11.004 [본문으로]
  3. Ibáñez V, Silva J, Cauli O. A survey on sleep assessment methods. PeerJ. 2018;6:e4849. Published 2018 May 25. doi:10.7717/peerj.4849 [본문으로]
  4. Buysse DJ, Reynolds CF 3rd, Monk TH, Berman SR, Kupfer DJ. The Pittsburgh Sleep Quality Index: a new instrument for psychiatric practice and research. Psychiatry Res. 1989;28(2):193-213. doi:10.1016/0165-1781(89)90047-4 [본문으로]
  5. Sohn SI, Kim DH, Lee MY, Cho YW. The reliability and validity of the Korean version of the Pittsburgh Sleep Quality Index. Sleep Breath. 2012;16(3):803-812. doi:10.1007/s11325-011-0579-9 [본문으로]
  6. Shin SH, Kim SH. Reliability and Validity of the Korean version of Pittsburgh Sleep Quality Index (PSQI-K). Journal of Convergence for Information Technology. 2020;10(11):148-155. doi:10.22156/CS4SMB.2020.10.11.148 [본문으로]
  7. Backhaus J, Junghanns K, Broocks A, Riemann D, Hohagen F. Test-retest reliability and validity of the Pittsburgh Sleep Quality Index in primary insomnia. J Psychosom Res. 2002;53(3):737-740. doi:10.1016/s0022-3999(02)00330-6 [본문으로]
  8. Riemann D, Baglioni C, Bassetti C, et al. European guideline for the diagnosis and treatment of insomnia. J Sleep Res. 2017;26(6):675-700. doi:10.1111/jsr.12594 [본문으로]
  9. Buysse DJ, Hall ML, Strollo PJ, Kamarck TW, Owens J, Lee L, Reis SE, Matthews KA. Relationships between the Pittsburgh Sleep Quality Index (PSQI), Epworth Sleepiness Scale (ESS), and clinical/polysomnographic measures in a community sample. J Clin Sleep Med. 2008;4(6):563-571. doi:10.5664/jcsm.27351 [본문으로]